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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례 3일차 - 발인(3) 화장 자체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.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몸에 지방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말랐었다. 화장 종료가 뜨자,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지. " 니 아버지, 바짝 말라서 화장도 빨리 끝나는구나." 아버지는 말년에 척추 협착증을 오래 앓으셨다. 아버지는 몸이 극도로 안 좋아진 몇 년간을 거의 방에 누워 TV 보는 낙으로 사셨다. 그나마 코로나 이전에는 어머니의 성화로 가끔 마실도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도 했다. 그런데 70살 넘은 노인이 할 수 있는 알바가 뻔한 것 아닌가? 젊은 애들도 일거리가 없어서 노는 데 그 나이에 무슨 일을 하려고 하냐고? 연금 없어? 그 나이 먹도록 일할 정도로 돈도 없이 뭐 했어? 이런 질문하지 마세요. 요즘은 재수 없으면 인간이 120살까지 살 수 있는.. 2023. 8. 11.
장례 3일차 - 발인(2) 몇 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. 양재동에 자리한 추모공원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으니 아마 오전인 듯. 추모공원 입구는 사진처럼 생겼고, 각종 리무진과 버스 등을 주차할 수 있도록 넓게 만들어졌다. 장례 이틀 반 동안 제대로 잠을 못 잔 나는 장례식장에서 화장터로 이동하는 한 시간 반 여동 안의 시간 동안 정말 꿀잠을 잤다. 아버지 영정을 옆 자리에 두고. 그리고 아버지의 시신은 보통 버스 짐칸 자리를 개조해서 만든 버스의 맨 아래 쪽에 싣고. 나는 아기 때부터 두세 살 정도까지 아버지의 배 위에서 잤다고 한다. 덕분에 아버지는 늘 일찍 퇴근해야 했고, 아버지 말씀으로는 그 당시 내가 너무 귀여워 당신의 배 위에서 나를 재우셨다고 했다. 당연히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기였던 나는 내 베개를 들고 짧은 다리.. 2023. 8. 3.
돈이 뭐라고.. 자존심을 들었다 놨다 한다 들어오는 수입은 불규칙하고, 나가는 경비는 일정한 프리랜서. 자신의 수익 루틴을 잘 짜는 프리랜서 몇 년 차들의 경우 이런 걱정은 덜 하겠지만, 그들 역시 알 수 없고 변덕 심한 '갑'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자존심은 내려놓고 산다고 이야기한다. 콘텐츠 작가로 5년 차를 훌쩍 넘긴 친구의 경우는 여러 거래처를 두고, 시간차를 두고 일을 하며, 절대로 한 곳에만 올인하지 않더라. 이렇게 되기까지 그 친구도 고생이 많았겠지만, 이제 일 년 차를 지낸 내 입장에서는 부럽기만 하다. '머리 검은 짐승은 믿는 게 아니라지' 수없이 되뇌며 내 발등을 내리 찧는다. 근 몇 년 전부터인가, '퍼스널 브랜딩' 혹은 'PDF 전자책' 수익이 열풍에 가까웠다. 그와 함께 블로그를 통한 수익 얻기 등도 인기다... 2023. 7. 27.
쥬뗌 므아 농 쁠뤼, 제인 버킨 몇 달 전엔가... 갑자기 제인 버킨의 곡 가 듣고 싶어졌다. 세르주 갱스부르가 작곡한 이 노래는 심플하고 달콤한 멜로디 라인이 일품이며, 제인 버킨은 다른 곡과 달리 영어로 불렀다. 제인 버킨만을 위해 만든 곡 같다은 느낌이 강한데, 그녀가 아니라면 소화할 수 없는 유니크함이 녹아있기 때문이다. 제인은 음악적 측면으로 봤을 때 '가창력'이라는 구석은 한 군데도 찾아볼 수 없는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, 불안정한 음정으로 마치 속삭이듯 멋지게 곡을 소화했다. 제인 버킨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자.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미인 그 자체다. 1946년 영국에서 출생한 제인 버킨. 그리고 지난 2023년 7월 16일,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로 불리던 그녀는 프랑스에서 숨을 거뒀다. 향년 76세. 제인의 삶은 매우 드라.. 2023. 7. 2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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